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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Will Save the World - Chunik Son #9: Don’t Forget About Me 

[한글][ENG] COVID-19 DONATION ART EXHIBITION

October 18th, 2018 is the date I first met artist Chunik Son. More accurately, I should say it was the day I first met his artwork. The reason I remember the exact date is because I posted the picture of his art on my social media account when I came home. (I didn’t even know who he was then.) It was an oil painting titled ‘Daily Life’ and I stood there for a while looking at the scenery that seemed to be a road traveling home from work at sunset.  For some reason, I remembered the time of living in the States for two years and I told my sister that I would’ve cried every time I looked at it if I had that painting then. As soon as I saw the painting - all the similar-looking cars, poles and buildings lined up behind traffic lights and signs, and even the brown hues that I can find in the sunset of Korea - I said to myself, ‘I know that place!’ and it took my breath away for a moment. 


He made me realize that appreciating art can bring special happiness as the moment of pressing a ‘repeat’ button when I find a song I like and he had no idea how happy it would make me when he asked me to participate in this project. On the day I was excited to visit his art studio, I skipped through the entrance, which was shining brightly, I found myself inside and once again, I took a deep breath as I did the day I first saw his painting. His other paintings, withered flowers,  that held a wall of the studio caught my eye and  I had only seen them on my computer screen before. It is amazing how they can be so beautiful even though they’re not showing off in their fresh figure in full bloom. Especially the mysterious background colors may have hypnotised me if I had looked at them a little longer and kept me with those withered flowers forever. Though, I don’t think I would ever be sad even if I was really stuck in them.


I was walking around the studio as if I were on a treasure island, discovering his works of art, and admiring them. The artist, who was looking at me as if it was surprising, smiled shyly and said he tried to make his art look brighter before but he just couldn’t. I laughed and jokingly said depression is his charm. I have never felt heavy, sad or depressed from his artwork created in his special dark colors. It is true that the daily landscape of his painting I saw for the first time which might have been depressing to someone else also reminded me of my dangerously adventurous time and myself 10 years ago imagining and missing my hometown badly in the vast American land. However, the landscape that recalls someone’s tiring past and the withered flowers that might symbolise death of a loved one are both now saying it’s all passed. Everything is all passed and beauty is all that is left. Beauty is all that is left but please don’t forget about me. And that might be the magic that art has given different meanings to different people.

 

Shinha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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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ik Son, Daily Life, 90.9x60.6cm, oil on canva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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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ik Son, Empty, 60.6x90.9cm, oil on canva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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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ik Son, Empty, 60.6x90.9cm, oil on canva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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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Will Save the World - Chunik Son: Don’t Forget About Me #9

​코로나19 기부 전시 프로젝트 - 나를 잊지 말아요, 작가 손춘익 #9

2018년 10월 18일은 제가 손춘익 작가님을 처음 만난 날입니다. 더욱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만난 날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작가님은 영문도 모르실 이 날짜를 제가 기억하는 이유는 그 당시엔 누군지도 몰랐던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돌아온 그날 밤, 저는 저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그날  제가 찍었던 작가님의 작품 사진을 게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제가 보았던 작품은 '일상'이라는 제목의 유화였는데 해가 질 무렵의 퇴근길로 보이는 그 풍경 앞에서 저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살았던 과거의 2년을 떠올리며 그때 이 작품을 보았더라면 아마도 볼 때마다 눈물이 났을 거라고 옆에 있던 언니에게 말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생김새의 자동차들, 신호등과 표지판 뒤로 줄지어 있는 전신주들과 건물들, 심지어 제가 기억하는 한국 석양의 빛깔마저 살아있는 도로 풍경을 보자마자 '아! 여기...' 했었는데, 작가님의 작품은 그렇게 잠시 저의 숨마저 멈추게 했습니다.

  저에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이 좋아하는 노래를 발견해서 연속 듣기를 누르는 순간만큼이나 특별한 행복을 선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신 작가님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밝혀 주셨을 때 제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작가님은 잘 모르실 겁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작가님이 계신 화실을 방문했던 날, 멀리서도 환하게 빛나고 있는 화실 입구를 총총걸음으로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간 저는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보았던 그날처럼 다시 한번 숨을 몰아쉬어야 했습니다. 화실의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들, 저는 그전까지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았던 작가님의 그 시든 꽃들이 제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싱싱하게 활짝 피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특히, 꽃 뒤로 보이는 이 오묘한 배경은 조금만 더 오래 보고 있으면 최면에 걸려 저 시든 꽃과 함께 작품 속에 영원히 갇혀 버릴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갇혀 버린다 하더라도 결코 슬플 것 같지 않습니다. 

  마치 보물섬에 온 사람처럼 화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작가님의 작품들을 발견하고 감탄을 연발하는 저의 모습을 조금은 신기한 듯 보고 계시던 작가님이 멋쩍게 웃으시며 '좀 밝게 해 보려고 해도 저는 잘 안되더라고요' 하십니다. 저도 '우울한 게 작가님 매력이잖아요'라고 농담처럼 웃으며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정말 농담이었습니다. 작가님 특유의 밝지 않은 색들로 탄생된 그 작품들을 저는 한 번도 무겁다거나 슬프게 또는 우울하게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보았던 작가님의 작품, 누군가에게 어둡게만 보였을 그 일상 풍경은 무모하리만치 역동적이었던 저의 젊은 시절과 그 거대한 미국 땅에서 고향을 상상하며 그리워하던 10년 전 저의 모습을 환기시켰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0년이나 지난 고단했던 과거가 떠오르는 작가님의 일상 풍경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상징했을 그 시든 꽃들도 이제는 그저 다 지나간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이제 아름다움만 남았다고 말입니다. 아름다움만 남았지만 '나를 잊지 말아요'라고 말입니다. 이것이 저마다의 개인에게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이 갖는 마법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글: 김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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