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Arcadia 아르카디아


I plan and do art exhibitions at Realti about four times a year. I am not very interested in selling artwork like a commercial gallery, I do however think that some kind of income is necessary for the stable operation of the space. Also, I don’t try to discover young artists or plan some groundbreaking and experimental exhibitions using the characteristics of alternative spaces. Therefore, collectors, curators and people who are involved in the art world rarely come to see the exhibition when it opens. Nevertheless, when I see the back of a visitor who doesn’t know either the artist or me, comes and enjoys the exhibit for a long time and leaves full of emotions, I just get so happy and I am excited for the rest of the day. Rather than an art investor who just asks the price of artwork over the phone, I prefer a father and daughter who visits the art fair every day to think about the painting they wanted to buy for their house. The fact that I was able to give someone the pleasure of enjoying some artwork alone makes what I do incredibly valuable.


Some may like artwork for the purpose of investment, some may like it because the painting itself is good, or both, but in my case, I like artwork because I like the artist. The art pieces by the artists I happened to meet and like so much all looked beautiful and wonderful just like when you like someone, the way they smile and talk all looks lovely. They like living as painters, and they have strong likes and dislikes when it comes to their work, burning with passion and overflowing with charm. So much so did their new born works of their art. And the works of Yoonkyung Kim, the artist of the exhibition, ‘Arcadia, Solar Diary’, are unconditionally the same.


‘Arcadia’ is the name of a region in Greece. Due to the isolated and idyllic nature of the region, it was portrayed as the name of a beautiful area in past literature, and later became a common noun for “idyllic utopia” in English. ‘Solar Diary’ translates to ‘light diary’ in Korean. Speaking of the diary, it reminds me of one of her artwork pieces that brought tears to my eyes. More than a decade ago, I was looking at her artwork at her art show while I was waiting for her and tears flowed. I think it was because her early works were mainly white and I felt a lot of beautiful light in the color. Now her paintings are filled with a variety of colors, but looking at them, I realize her works have always been about light and color. If painting is about expressing one’s instincts, she may be comforting herself with colors while talking about life and death through the circulation of images. And this is probably a privilege that is given to all the artists of the painting.


The artist who thinks that a person who expresses light with color is a painter tells me that color has a temperature. She says that if it is blue it gives a cold feeling, but if it is highly saturated, it can feel warm, or the temperature of the color can change depending on which color it is placed next to. Yellow appeared in her paintings for a while, but recently, I see a lot of different colors. In particular, dark colors are other colors that I have not seen before in her works, and I wonder what kind of feeling the color temperature that the artist, who is in the midst of color research, wants to express.


In the case of her yellow-colored works that I personally like, some people might say they look sad or depressed but there will also be people like me who say they look just warm, sunny and bright. There must have been a color temperature that she really wanted to express in that yellow, but I think among the many factors that determine the color temperature,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e subjective mind of the person who faces the work. As those yellow people in her paintings, especially the children in that yellow, feel so warm and have a temperature of emotion that makes me want to give them a big hug, wouldn’t the subjectivity of the viewer definitely play an important role in the temperature of the color that the artist is talking about?


I hope that everyone who visits the ‘Arcadia, Solar Diary’ will stay for a while like me in the artist's Arcadia, where she would have reached through the comfort and emotion she received while writing a diary of light and color on her canvas.


Shinhae Kim


저는 리알티에서 미술 전시를 일 년에 4번 정도 기획을 하고 있는데 공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상업적인 어떤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상업 갤러리처럼 작품을 판매하는 일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대안 공간이라는 형태의 특성을 살려 젊은 작가들을 발굴한다거나 획기적이고 실험적인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많은 작가들을 만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전시를 기획하면 작품 구매에 관심이 있는 콜렉터나 미술계 종사자 또는 관계자분들이 전시를 보러 오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도 저도 모르는 일반 관객분이 찾아와 오래도록 작품을 감상하다가 감성 충만으로 나가시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날 내내 저 혼자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릅니다. 전화로 호당 가격이 얼마냐고 다짜고짜 문의하는 미술 투자자보다는 아트페어에서 집에 걸 작품을 사기 위해 찜해 놓은 작품을 페어 기간 동안 매일 방문하여 고민하더라는 아버지와 딸을 더 좋아하는 저로써는 누군가에게 작품을 실컷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일은 엄청나게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누구는 투자를 목적으로 누구는 그림 자체가 좋아서 또는 둘 다를 이유로도도 미술 작품을 좋아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저의 경우는 작가님이 좋아서 그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의 몸짓과 말투 모두가 사랑스러운 것처럼 화가로 사는 것을 좋아하고 작업에 있어서만큼은 호불호가 강하고 열정을 불태우며 매력이 철철 넘치는 제가 만났던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에게서 탄생한 작품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아름답고 멋져 보이기만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 ‘아르카디아, 솔라 다이어리(Arcadia, Solar Diary)’의 주인공인 김윤경 작가님의 작품들도 무조건 그렇습니다.


‘아르카디아(Arcadia)’는 그리스에 있는 어느 지역 이름입니다. 고립적이고 목가적인 지역 특성으로 인해 과거 문학 작품에서 이상향으로 그려져 나중에 영어로 ‘목가적 이상향’을 나타내는 일반 명사가 되었는데 위키피디아에는 괄호로 ‘유토피아(utopia)’라고도 합니다. ‘솔라 다이어리(Solar Diary)’는 우리말로 바꾸면 ‘빛 일기’ 정도가 되겠네요. 빛 일기라니까 오래전에 저를 울린 작가님의 한 작품이 생각이 납니다. 10여 년 전 어느 전시장에 먼저 도착해 작가님을 기다리는 동안 보고 있던 한 작품에서 눈물이 핑 돌았는데 아마도 작가님의 초반 작품들은 주로 흰색이 주를 이루었고 그 색깔에 신비한 빛이 많이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작품들은 다양한 색들이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그러고 보면 작가님의 작품들은 항상 빛과 색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회화가 본능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작가님은 이미지의 순환을 통해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고 색으로 위로를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건 아마도 모든 회화 작가들에게 주어진 특권일 것입니다.


빛을 색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화가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님이 저에게 색에도 온도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차가운 느낌의 파란색이지만 채도가 높으면 따뜻한 느낌이 날 수도 있고 또는 어느 색 옆에 놓이는지에 따라서도 색의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이죠. 작가님의 작품에 한참 노란색이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색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어두운 계열의 색들은 전에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색들 이기도 한데 이렇게 색의 연구가 한창인 작가님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 색의 온도는 정확히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란색 계열의 작품들의 경우 슬퍼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우울해 보인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처럼 그저 무조건 따뜻해 보이고 밝아 보이고 환하게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 노란색에는 작가님이 정작 나타내고자 했던 색의 온도가 분명 존재했겠지만 색의 온도를 결정하는 많은 요인들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작품을 마주한 사람의 주관적인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녀의 노란 사람들, 특히나 노란색의 아이들은 너무나 해맑아 저에게는 안아 주고 싶은 감동의 온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는 사람의 주관은 작가님이 말하는 색의 온도에 분명 중요한 작용을 하지 않을까요?


빛과 색의 일기를 써 내려가며 받았을 위로와 감동을 통해 도달하고자 했을 작가님의 아르카디아(Arcadia)에 전시장을 방문한 모든 분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저처럼 그곳에 잠시 머물다 가시기를 바랍니다.


글 김신혜



Yoonkyung Kim, Arcadia, Oil on canvas, 92x73cm, 2023 Photo by @spotlessfoto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