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den Pond in Our Age by Artist Kangho Shin
2020. 8. 22. ~ 2020. 9. 6. (11:00 - 17:00, closed on Monday)
*There will be a collaborative concert on Agust 22, 5pm (limited seats of 20, reservation only)
신강호 작가의 ‘우리 시대의 월든 호수’ 개인전으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본 전시는 협업 공연이 기획되어 있습니다. 공연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20명 예약제로 진행됩니다. 전시는 자유롭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Contact): 010-2784-0827
▮ 전시 서문 및 평론
1854년 출판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책, ‘월든 (Walden; or, Life in the Woods)’은 그가 2년 2개월 그리고 이틀 간 월든 호숫가에 손수 지은 오두막에서 문명을 등진 채 살았던 경험과 그로부터의 교훈에 관한 것이다. 선험주의 철학자(Transcendentalist)인 그는 자연 속에서의 단순한 생활 양식을 강조하며 자존적 개인으로서의 독립 선언, 사회적 실험, 영적 자아를 발견하기 위한 여정, 풍자 등을 다루고 있다. 즉 이 책은 자연을 통해 획득하는 자기 신뢰를 위한 매뉴얼이다.
문명이 발생하고 세월이 흘러 고도로 복잡한 하이 테크놀러지 시대를 살아가는 소위 ‘만물의 영장’인 우리에게 1854년의 이 책이 구시대적 유물이 아닐 수 있는 이유는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은 TV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의 선택이 소로와 같은 방법이란 사실로 증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명,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부과하는 결코 선택적일 수 없는 과중한 의무들은 번아웃 증후군, 공황장애, 각종 스트레스 장애 등 새로운 질병들을 우리에게 안겨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은 이유는 산 속으로 도피한 그네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 격하게 공감할 요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월든이 출판된 당시의 사회적 상황은 정확히 어땠을까? 개인의 성찰과 완성이 목적인 선험주의 철학에 몰두하며 월든으로 도피를 시도한 소로가 책이 출판될 즈음엔 이미 사회로 돌아와 있었다는 아이러니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계절의 자연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보장된다면 인간은 개인의 인격적 성장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가 스스로를 자연 속으로 도피시킨 뒤 한 일은 역으로 ‘사회’에 관한 연구였다. 즉 선험주의 철학의 지향점, 개인의 성찰을 통해 구할 수 있는 문명과 사회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이해인 것이다.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는 방법을 찾는 물리적 노력은 부차적인 목표에 불과했다. 사업 실패로 빚을 진 채 집을 압류 당하고 산 속으로 도망쳐 왔지만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 사람도, 삭막한 아파트가 싫을 뿐 별다른 이유 없이 산으로 들어와 머리를 기르며 사는 사람도 최종의 목표는 소로와 같이 개인적 혹은 보편적 의미의 ‘성장’이 아니었을까? 은유적이고 시적인 태도로 자연 현상에 접근한 만큼이나 그것에 대해 정확하고 과학적인 관찰을 시도했던 초월주의자 소로는 결국 그저 ‘옛날 사람’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생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파악하고자 숲으로 간 소로처럼 자신을 정화시키고 자연이 주는 교훈을 경험과 성찰을 통해 깊이 되새기며 더 나은 사회인이 될 수 있기를 갈망하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월든 호수’ 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이 느끼는 자연과 그것의 표출에 관한 한 편의 보고서이다. 영원한 어머니와도 같은 숭고한 자연, 문명에 따라 변화하는 인공적 자연 등 자연이 갖는 여러 측면을 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표현해 왔다. 예술가의 의도에 의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자연은 예술가 개인의 감정, 내적 충동 등과 함께 작품 안에 표현되어 새로운 자연으로 제시된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시각 예술과 음악의 퓨전은 예술가 개개인의 감각을 동시에 투영시키고 새로운 풍경을 자아내며 일상적 자연을 재해석한다. 이러한 예술 현장에는 자연의 광활함, 미물인 인간으로서 느낄 수 밖에 없는 두려움, 그러나 또 다른 생명인 예술 작품의 창조 과정의 주체로서의 자존감 등 복잡다단한 여러 층위의 정감이 표출된다. 그 속에서 관객은 진정한 의미의 자아와 마주하게 되고 소로가 이야기하는 자연을 통해 획득하는 자기 신뢰가 각각의 예술가들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는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인체를 연상시키는 나무 조각 군락들을 설치하는 조각가 신강호는 작업을 통해 자연에 대해 느끼는 부조화와 괴리, 고정관념 등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재료가 된 자연의 부산물, ‘나무’에 대한 애정 어린 그의 손길은 소로가 이야기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시각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조각가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돌이나 나무 등의 자연 재료 속에서 이미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상화된 조각의 형상을 보았듯 신강호 작가 또한 나무의 채집 과정 속에서 자연과 대화하며 형상을 이룩하기 시작한다. 고대의 예술을 ‘자연의 모방’이라고 할 때 자연은 실은 이상적 인간의 신체이다. 자연미의 모방에서 비롯된 예술미는 역사 속에서 여러 갈래로 변형, 진화하였다. 구불구불한 선으로 왜곡시키며 제시되는 신강호 작가의 자연미는 ‘나무’라는 자연 자체를 환기시킴은 물론 인체를 암시하는 다양한 포즈와 제스처로 인해 빙켈만이 모방하라던 고대 예술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더욱 다양한 인간상으로 제시되는 현대인의 전형들을 암시하기도 한다. 그 동안 선보였던 ‘나무 정령’ 시리즈의 연장이자 새로운 시도인 ‘음악인으로 분한 나무 정령’ 조각들은 이러한 그만의 자연의 모방, 현대화된 이상미의 제시의 다양한 변주의 하나인 셈이다. 나무 속에서 그만의 방식으로 드러나던 의인화는 ‘악기’라는 오브제의 표현, 그리고 그 오브제로 대변되는 실제의 악기의 연주를 통한 또 다른 창작과 만나 자연과 인공의 조화, 그 가능성에 대해 더욱 강하게 호소하는 듯 하다. 그는 나무의 색감과 질감, 유려한 형태 등을 잘 조율하여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인간 군상을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사회 현상들에 대해 더욱 첨예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며 유일무이한 조형 언어로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한 자연을 기록하는 사람들이다. 신과 대화할 수 있었던 시절에 대한 상상, 다양한 매체의 실험의 결과로서의 예술 작품은 관객의 보다 깊은 공감과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예술가들은 복잡한 현대 사회, 오염된 자연 속에서도 이루어야 하는 자기 치유, 그에 대한 소로의 담담한 어조를 저마다의 시각으로 구체화하여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김윤경
▮ 작가노트
올해는 모든 사람들이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우리의 삶은 많은 제약이 따르고,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이 이제는 특별한 일들로 변해가고 있다.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다시 한번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우리의 삶이 좀 더 자연 친화적인 삶으로 변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번 ‘나무정령’ 작품은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10여개의 조각 군상들이다. 거의 2년 정도 작품의 컨셉과 연출을 구상했다. 많은 예술가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협업을 해야만 하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지만 진행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즐거웠다. ‘우리 시대의 월든 호수’ 프로젝트에서는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를 연출할 것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정령들이 설치되고, 나무 냄새로 가득한 전시실 공간 속에서 연주자와 작품,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자연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신강호 작가 노트 중
음악인으로서 협업을 하고자 했을 때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막상 작가의 작품을 보고 떠오르는 음악들을 연주하면서 작품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며 음악의 몰입도가 증가하는 것을 체험하였다. 음악과 미술이 더해져서 다른 감각까지 생생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으며 많은 관객들과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성악가 김자경
▮ 참여 예술인 경력
<시각, 전시>
현대미술가
신강호 Shin Kangho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조소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수료
SOLO EXHIBITIONS
2019 Hello! Contemporary Art,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7 신강호 개인전, SPACE129, 대구
2017 신강호 ‘LINK’展 , [b]스페이스, 대구
2014 커브2410 - LINK, 두 개의 문 展,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2014 ‘LINK, 연결되다’展, 대구북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3 유리상자 아트스타전 ‘LINK’展, 봉산문화회관, 대구
1997 신강호 개인전, 영남대학교 전시실, 경산
RESIDENCY PROGRAM
대구해외레지던시2018, Leopoldbug, Belgium,
Ten-topic Project,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SELECTED EXHIBITIONS
2019 수성빛예술제, 수성못 주변 야외전시, 대구
2019 영남문화의 원류를 찾아서–김해, 대구신세계갤러리, 대구
2018 현대미술조망전 ‘FLEXIBLE IDENTITY 정.중.동’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8 Koreanse Kunstenaars op bezoek, DeMarkten,
Brussel Belgium, 5.31~6.30
2016 창작과 비평 ‘삶, 해석으로서의 예술Ⅱ’,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4 대구강정현대미술제, 강정보 디아크 일대, 대구
2014 2014 GAP展,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4 DYNAMIC PLACE,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2013 ‘창작과비평’ 평론가 선정 7인展, 아양아트센터, 대구
1998~2020 단체전, 기획전, 초대전 다수
홈페이지 : https://kanghoart.tistory.com
이메일 : depcon@naver.com
<공연 연주자>
Contrabass
구본룡 Koo Bonryong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졸업
Akadémie Múzických Umění v Praze(프라하국립예술대학교) 석사 졸업
체코 Plzeňská Filharmónie 수석 역임
진주시립교향악단 단원
Clarinet
김영학 Kim Younghak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Fontys Hogeschool voor de Kunsten in netherlands( 네덜란드 폰티스 콘서바토리)
뮤직프로이데 앙상블 맴버
현)수성아트피아 수성청소년 오케스트라, 경북예술고등학교 출강
Soprano
김자경 Kim Jakyoung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졸업
대구가톨릭 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중앙대학교 산업연구소 음악행정 수료
다수의 독창회
현) 강동가곡교실, 리알티가곡교실
Piano
송종림 Song Jongrim
경북대학교 음악학과, 동대학원 졸업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Indiana University in Bloomington MM(Master of Music) 졸업
김천시립합창단 반주자, 경북예고 강사 역임
현) 경북대학교 출강, 전문 연주자로 활동 중
French Horn
박성국 Park Sungkuk
영국 런던 왕립 음악 대학원 석사 졸업
BHS(영국호른협회 회원) IHS(국제호른협회 회원)
Adams Hall Horn soloist with Pip Organ(파이프오르간과 함께 다수 솔로 연주)
KHS(한국호른협회) 해외컨설팅 홍보 담당
일본 도쿄 마스터클래스 초청 및 강의 다수
Violin
한혜민 Han Hyemin
대구가톨릭대학교 수석 졸업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전문 연주자 과정 졸업
독일 Detmold Barock Orchester Solist 단원 역임
헝가리 데브레첸, 대구 필 오케스트라, 대구
가톨릭대학교 오케스트라등 다수 협연
독일 Höxter, Hiddessen, Detmold Konzert Haus,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다수 독주회 및 실내악 연주
현 :) DNCE 앙상블 멤버, 신명고등학교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