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et artist Jang Heesuk, I went up to the 6th floor of a children’s hospital. There, I met the artist who was using an empty patient room as her studio. Even though she had just finished her outpatient consultation and was still wearing her gown, and I was in workout clothes, planning to go hiking after the interview, we greeted each other as if we had known each other for a long time.
In this relaxed atmosphere, as I talked with the artist, I began to think about how this exhibition, originally planned as a two-person show, unexpectedly became her first solo exhibition. I imagined she might have been quite surprised by that. In fact, although I have organized other exhibitions, this is also my first time working with Minhwa, so as the exhibition date approached and it changed to a solo show, I felt an increasing sense of caution.
After returning home and delving deeper into Minhwa while writing the exhibition preface, I realized one thing. Although Minhwa has deep roots as a traditional practical art since the Joseon Dynasty, used to decorate homes with items like folding screens and has been intertwined with Korean life, it began to be highlighted as a distinct art form only from the 1970s, so its history is not very long. Moreover, there is still active discussion about the boundaries between representational Minhwa and creative Minhwa and what should be considered art.
As the saying goes, “Art is both discovery and expression,” the reason I value the artist’s work is not whether it is representational or creative, whether it is copied from a design or drawn directly. What matters is how much exploration, research, and contemplation the artist has poured into her Minhwa work, much like enthusiasts deeply immersed in K-culture.
After finishing the interview and hiking on a nearby mountain, I felt a strange excitement recalling the conversation I had with the artist. I envisioned the Minhwa books and various ecological field guides that fill one corner of the artist’s home, and the thick design files I saw in her studio. I also remembered how the artist, who loves butterflies, would spend time looking at her computer monitor searching for her favorite images, and her eyes sparkling as she talked about the great admiration she has for butterflies and the butterfly paintings of the Joseon Dynasty artist Nam Gye-woo.
The artist, who has always liked traditional Korean 'Obangsaek' colors and old paintings, started copying folk paintings (Minhwa) because, like her ancestors, she wanted to paint beautiful pictures to hang in her home. What began as a personal journey has now become warm and heartfelt artwork, filled with wishes, to be gifted to loved ones, with the hope that the sentiment is always conveyed. Through the artist's solo exhibition, 'Wish', I am certain that these paintings will become an homage to Nam Gyewoo in the future, and furthermore, the artist's own unique 'Swallowtail Butterfly,' which does not exist in this world, will emerge.
Shinhae Kim
장희숙 작가님을 만나기 위해 한 아동 병원의 6층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비어 있는 병실을 작업실로 사용 중인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외래 진료를 막 마치고 여전히 가운을 입고 계신 작가님과, 인터뷰가 끝나면 잠시 등산을 다녀올 계획이었던 운동복 차림의 저는 마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자연스럽게 서로를 맞이했습니다.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이번 전시가 원래는 2인전으로 준비되었지만 의도치 않게 생애 첫 개인전이 되어버린 상황에 적잖이 당황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여러 전시를 기획해왔지만, 민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개인전으로 바뀐 만큼 전시가 다가올수록 조심스러운 마음이 커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전시 서문을 쓰기 위해 민화에 대해 더 깊이 조사하던 중, 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비록 민화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실용화로, 병풍 등과 같이 집 안을 장식하기 위해 제작되어 한국인의 삶과 함께 깊이 뿌리내렸지만, 하나의 미술 장르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도 여전히 재현 민화와 창작 민화 사이에서 어디까지를 예술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은 발견이자 표현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제가 작가님의 작품을 가치 있게 여기는 이유는 그것이 재현인지 창작인지, 도안을 베낀 것인지 직접 그린 것인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작가님이 마치 K-문화에 빠져 있는 덕후들처럼 민화 작업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탐색과 연구, 고민을 거듭하셨는지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곧장 집 근처 산을 오르며, 작가님과 나눴던 대화를 다시 떠올리니 괜히 신이 납니다. 무언가에 빠지면 먼저 책부터 산다는 작가님의 집 한 켠을 가득 메우고 있을 민화 책들과 다양한 생태 도감들, 작업실에서 봤던 두꺼운 도안 파일들이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시간이 나면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좋아하는 그림을 찾으실 작가님, 그리고 저와 민화 이야기를 나눌 때 특히 나비를 좋아하는 작가님이 애정하는 조선시대 화가 남계우의 나비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설명하며 반짝이던 그 눈동자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오방색과 옛 그림을 원래부터 좋아하셨다는 작가님은, 조상들처럼 본인의 집에 걸고 싶은 예쁜 그림을 그리고 싶어 민화를 시작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민화는 이제 아끼는 사람에게 소원을 담아 선물하고, 그 마음이 항상 전해지길 바라는 따뜻하고 정감 있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일찍 찾아온 작가님의 개인전 '소원(Wish)'을 통해, 앞으로 그 그림들은 남계우의 오마주가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작가님만의 제비나비가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김신혜
얼마 전 언니와 형부와 함께 양평에 있는 작가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작가님이 계신 곳은 작가님 얼굴만큼이나 예쁜 시골 마을이었고 식물 정원 카페에 들러 산 메리골드도 작가님만큼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조금 더 길을 올라가 도착한 장소에서 황학주 선생님이 마중 나오셨고 작가님이 계신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작가님의 이름이 새겨진 작고 귀여운 묘비 앞에서 선생님이 언니와 나의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지만 제가 너무 환하게 웃고 있지는 않았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작가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내려와 양평역 앞에서 선생님의 기차 시간이 될 때까지 식당에 앉아 막걸리와 국밥을 시켜 함께 먹었습니다. 다같이 있어서 그냥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사랑하는 이와 죽음이라는 이별을 해 본 적이 아직 없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이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선생님이나 친한 동생을 잃은 언니를 위로하고 싶어도 위로할 수도 없습니다. 저의 애도라 해봐야 고작 작가님이 살던 제주도에 언니와 함께 갔던 날, 탑승을 거부당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고 공항에 마중 나온 형부 차 뒷자리에서 집에 가는 길 내내 세상 서럽게 울었던 것이 전부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작가님을 만나 경험한 제주도와 작가님 댁의 아름다운 풍경들,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함께 한 횟집에서 처음 먹어본 고등어회 맛, 무슨 기념이라서 받기에는 너무 과분한 작가님의 작품 선물들, 좋아하는 언니의 동생이란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셨을 것이 분명한 작가님 마음, 너무 앙증맞아서 딸아이한테 꽂아주는 대신 장식용 토끼 인형 머리에 아직도 꽂혀 있는, 볼 때마다 작가님을 떠올리게 하는 제주도 감귤 머리핀,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까지도 ‘사랑은 이런 거예요’하고 가르쳐 주신 것이야 말로 작가님의 한 수입니다.
작가님 덕분에 언니와 함께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어 행복했고, 언니와 형부와 선생님과 함께 양평을 찾아서 좋았고, 언니와 선생님과 함께 작가님의 전시를 준비하면서 나는 참 무조건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들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사랑스럽다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있으니, 저도 또한 작가님이 사랑했던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제 나름의 사랑을 실천하고 싶습니다. 예쁜 인희 작가님, 사랑합니다.
김신혜
정 인 희 (JUNG INHEE)
Solo Exhibition
2022 ‘나의 천사를 위하여’, 카페로쥬, 제주
2020 ‘너와 내가 제주에서 만난다면’, 19.48 갤러리, 서울
2020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을 앞에 두고’, 어울아트센터, 대구
2017 ‘A flat days’, 우후아 갤러리, 대구
2016 ‘The prison notebook 2’, 범어 아트스트리트 스페이스 3, 대구
2015 ‘The prison notebook’, B커뮤니케이션, 대구
Group Exhibition
2021 샛보름 미술 시장 참여, 제주돌문화공원/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어울즈 아트 뷰’,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 대구
‘May Ojo’, Z갤러리, 제주
2020 우도 아카이빙 프로젝트 ‘우도 9경’ 참여, 제주 우도 아트페스타 in 제주, 산지천 갤러리, 제주
2019 아트 369, 서울 용산 공예관, 서울 대구 아트페어 참여, 갤러리 분도, 대구 엑스코
정밀아, 정인희 2인전 ‘언어를 잇다’, 현대백화점 갤러리H, 대구 궁극의 미니멀리스트 전, 리알티 아트스페이스, 대구
부산 아트쇼 참여, 갤러리 분도, 부산 벡스코 화랑 미술제 참여, 갤러리 분도, 서울 코엑스
2018 대구 아트페어 참여, 갤러리 분도, 대구 엑스코 전설의 [B]리스트, B커뮤니케이션, 대구
2017 ‘당신의 숨결마다’, 구 KT&G 연초제조창 관사 A동 지하실, 대구 ‘12인의 방’, 포스코 갤러리, 포항
2016 텐 토픽 아티스트 페스타 ‘present;현재’ 전,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살며 예술하며 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5 브라켓 국제 교류전, 토마 갤러리, 대구
2014 6월 6인 전, 에다소소 갤러리, 청도
2013 대구도시철도 프로젝트 참여, 대구지하철 1호선 내부 설치
Residency
2015 대구예술발전소 텐 토픽 프로젝트 5기, 대구
1986년 대구에서 태어나 자라고 배웠다. 대구에서 작품활동을 하다 2018년 결혼과 함께 제주도로 이주해 제주, 대구, 서울을 왕래하며 개인전, 그룹전뿐 아니라 화랑미술제, 아트페어 등에 출품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
2023년 4월, 급성 심근병증에 의해 37세의 안타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